arrow_back_ios_new 직지 어록
깨달음2

마음의 근원 통달하지 못하고 여러 봄을 지내고
未了心源度數春
뜬 세상에 부질없이 머뭇거리는 것 한탄스럽네.
翻嗟浮世謾逡巡
몇 사람은 공문에서 도를 얻었는데
幾人得道空門裏
나만 홀로 티끌 세상에 묻혀 머물러 있네.
獨我淹留在世塵

-직지 하권-

* 해석
동산 양개 선사가 출가하며 부모에게 올린 편지 가운데 나오는 게송이다. 여기서 제3, 4행은 시적 대상 인물과 시적 자아의 대비를 보여 주고 있다.

몇 사람의 시적 대상 인물은 공문 즉 출가의 세계에서 도를 얻었는데 시적
화자 자신은 티끌 세상에 매몰되어 남아 있다고 하여 선명한 대비를 보여 주고 있다. 몇 사람과 나 혼자, 공문과 티끌세상, 도를 얻는 것과 묻혀 머무는 것 등 구체적 항목이 모두 대비를 이룬다.

제1, 2행에서 이미 이 세상을 부세(浮世)라고 보고 거기에 머무는 것을 탄식하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대비는 진세(塵世)를 버리고 공문(空門)을 취향 하는 시적 자아의 태도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배경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출처 : 전재강,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