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ow_back_ios_new 직지 어록
수행과 깨달음3

하루 아침에 고기와 용이 와서 흔들어 움직이니
一朝魚龍來攪動
파도 뒤집고 용솟음치는 것 참으로 엄중하네.
波翻浪湧眞堪重
만약 고요히 앉아 공(功)을 쓰지 않으면
比如靜坐不用功
어느 해에 급제하여 마음 빈 것을 깨닫겠는가?
何年及第悟心空

-직지 하권-

* 해석
「직지」에 실린 선시는 작자가 원하는 내용을 실감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다양한 비유의 표현 원리를 구사한다.

이 작품 제1, 2행에서는 어지럽게 움직이는 마음을 어룡이 와서 파도를 일으키는 것에 견주고
도를 성취하는 것을 과거에 급제하는 데에 각각 견주었다. 거기에 이런 구체적 대상에 비유함으로써 참선 수행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수행에서 참선을 할 때 집중해야 하는 것을 고양이가 쥐를 잡듯이, 소뿔 속의 쥐가 물러나지 않듯이, 알을 품는 닭이 정성을 다하듯 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선문의 관습적 비유가 되어 버렸는데 여기서는 이와 다른 새로운 비유를 사용하고 있다.



출처 : 전재강, 2017